세상 (Life)/길 (Trail)
-
2020년 8월 31일 바다같은 호수세상 (Life)/길 (Trail) 2020. 9. 1. 23:46
주일 오후 일주일 만에 동네 산책길을 많이 걸은 것도 아닌데 그동안 몸이 쇠약해졌는지 밤잠을 제대로 못 잤다. 모양이 불쌍했는지 월요일 공사로 무척이나 시끄러운 환경이었지만 그냥 집에서 쉬자고 한다. 그래서 오후에는 내가 동네 미시간 호숫가로 바람을 쏘이러 나가자고 했다. 미시간 호수는 볼 때마다 하나님의 놀라운 솜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저 호수에 한반도가 풍덩 빠지기에 충분한 크기라는 게... 그 '썸'이라는 노랫말이 생각난다. "바다인 듯 바다 아닌 바다 같은 호수~ "
-
2020년 8월 22일 함께 걷는 길 (라이어슨 숲길)세상 (Life)/길 (Trail) 2020. 8. 25. 00:50
남편이 점심먹은 후 속이 더부룩하다며 이른 오후이지만 걷자고 한다. 이럴 땐 라이어슨 숲길은 그늘로 이어지니 남편도 그걸 알고 그곳으로 가잔다. 여름의 끝자락이긴 하지만 한 낮의 더위는 만만히 볼게 아니었다. 땀을 내며 숲길을 한참 걷는데 노부부가 강가에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린다. 집중을 위해선지 서로 다른 방향의 자연을 바라보며 캔버스에 정성을 담고 있는 노 부부의 모습이 아름다워 내 마음에 담아왔다. 또 한참을 걷다보니 이번엔 큼직큼직한 버섯들이 자태를 뽐낸다. 곧 이어질 단풍에게 자리를 내어주기 전 자기의 때를 지켜보려는 듯해서 알아봐 주고 '우와 우와' 하며 칭찬도 해줬다. 내 얼굴만한 버섯이 뭔가 영험해 보이기도 하고 주황빛을 듬뿍 머금은 아이도 이때를 위함이라는 듯 자신만만하다. 돌아오는 길..
-
2020년 8월 19일 꽃동산 카페세상 (Life)/길 (Trail) 2020. 8. 20. 12:24
아침 일찍 지인과 꽃동산 카페에서 아침을 먹고 꽃동산을 걸었다. 식사중에 참새들이 빵조각이라도 먹고 싶은 듯이 우리 식탁 주변에 모여든다. 벽에 붙은 "Let the wildlife be wild!' 라는 사인을 보고 몰인정 모드로 눈을 돌렸다. 그리곤 '동물에게 사람 먹이를 주지 마시오!' 라는 부정적인 표현과는 다른 부드러운 미국사람의 표현을 또 배운다. 부정적인 것도 긍정적으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식사 후 공원의 꽃들을 또 다른 느낌으로 즐기던 중 정원사가 약간 시든 다알리아를 잘라낸다. 아직 이쁜데...싶어 가져 가도 된다기에 집으로 데리고 와서 시든 잎을 떼어내니 훌륭하다. 한동안 창가에 색을 더해줄 다알리아가 고맙다.
-
2020년 8월 17일 심봤다! (Deer Grove Forest)세상 (Life)/길 (Trail) 2020. 8. 18. 10:53
오늘은 오후엔 'Deer Grove Forest Preserve' 에서 걸었다. 처음 가본 산책길인데 걷다 보니 이곳만의 특징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푸른 숲속에서 눈에 들어온 빨간색이 너무도 강렬해 자세히 보니 예전에 봤던 산삼꽃 같은 모양이어서 흑심을 품었다. 아무 도구도 없으니 그냥 꽃만 바라보다 왔다. 혹시 산삼이면...어떻하지?! 미국엔 산삼을 캐려 해도 무슨 허가증이 있어야 한다는데... 산삼이면 뭔들 못하겠나 ㅋㅋ 우리는 이미 산삼을 획득한 행복한 마음만 가지고 집으로 왔다.
-
2020년 8월 11일 조동화의 '나 하나 꽃 피어'세상 (Life)/길 (Trail) 2020. 8. 13. 06:03
아침에 바쁜 일이 없으면 보통은 새벽기도 마치고 집으로 오늘 길에 동네 공원엘 들러서 1마일 정도를 걷는다. 얼마전에 산책 길가에 피어있는 손톱만 한 노랑꽃을 만났었다. 며칠이 지난 오늘 아침엔 지난번 꽃은 지어 열매를 맺었고 2개의 다른 꽃을 피웠다. 잔디를 깍은 흔적이 있는데 어떻게 잘려 나가지 않고 아직도 이렇게 살아있는지 기적이다. 조동화의 '나 하나 꽃 피어' 시를 좋아하는 한국 사는 친구가 좋은 시를 여러 모양으로 보내온다. 오늘은 지하철에서... 이뻐서 한참을 들여다봤던 백조의 호숫가 곁에 마구마구 피어난 노랑꽃이 생각난다. 그렇게 너도 나도 핀 꽃이 모여서 이렇게 예쁜 꽃밭이 되었다.
-
2020년 8월 9일 Learning Center (배움의 장소)세상 (Life)/길 (Trail) 2020. 8. 11. 01:12
교회로 가는 운전길 바로 내 앞에 경찰차가 간다. 우 씨~평상시에는 45마일 지역이라 55마일은 달리는 곳이었는데... 주일 아침이라 차도 많지 않은데... 아이들의 학창시절 12-3년 동안 통학길과 방과 후 프로그램들을 위해 분을 아끼며 달리던 습관이 있어서 급하지 않아도 속도를 내는 나쁜 버릇이 생겼고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쉽게 고치질 못한다. 경찰에게 여러번 잡히긴 했어도 모두 경고장만 받았기에 남편 왈 '교통경찰들이 여자들에게 관대해'라고 일반화를 했다. 그도 그럴것이 웬만해서 5마일 더 달렸다고 잡히지 않는 65마일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잡힌 사람이 남편이니까... 미련하게 경찰을 추월했으니... 우리 모두는 자제력이 없으면 유사시에 모두 범죄자가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걸 '괘씸죄'라고 명..
-
2020년 8월 8일 평범해서 감사한 하루(Wood Oaks Green Park)세상 (Life)/길 (Trail) 2020. 8. 9. 08:03
1. 새벽기도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 동네 공원에서 한 바퀴 (1마일)를 걸었다. 아침마다 만나는 사람들이 거의 정해져 있어서 혹시 안 보이면 궁금하다. 그런데 개 세마리 가족은 처음 보는 듯해서...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고 오른쪽으로 바싹 붙어서 걷다가 아주 작은 그래서 밟힐 뻔 했던 예쁜 꼬맹이 노란꽃을 만났다. 꽃 크기에 비해 이름이 아주 복잡했는데 '버바스쿰 비르가툼 (verbascum virgatum)' 이란다. 기억하기 힘들듯~ 2. 손바닥 텃밭에 물을 주고 커피한잔을 들고 곁에 앉았다. 4개이던 고추가 5개째 빨갛게 익어간다. 꽃은 크든 작든 그리고 어떤 모양이든 이쁘다. 3. 베란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지인과 통화하다가 내려다보니 일층 뒷터에 심은 코스모스에 벌레가 앉았다. 급히 내려가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