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Life)/길 (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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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일 길위의 생로병사(Cuba March)세상 (Life)/길 (Trail) 2020. 8. 4. 01:07
2020년을 새해를 희망차게 시작했는데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후 그 날을 그날 같이 지내다 보니 벌써 8월이 시작된다. 그래도 매일 산책은 다닐 수 있어서 코로나로 약해진 세상만큼 나는 건강해진 것 같아 고맙고 미안하다. 집 근처 트레일은 거의 다 가 봤기에 조금 떨어진 Cuba March Trail 엘 늦은 오후에 남편과 함께 나섰다. 토요일은 웬만해서 집을 나서지 않는 남편에게도 코로나 코드가 적용이 되나 보다. 산책길에는 우리 인생길같은 생로병사의 모습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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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9일 기적같은 하루(Botanic Garden)세상 (Life)/길 (Trail) 2020. 7. 30. 22:22
햇빛 앨러지 때문에 뜨거운 한 낮을 피해서 저녁 해 질 무렵에 주로 걷는다. 이른 오후에 잔뜩 흐리고 비가 올 듯해 지난 월요일에 갔던 시카고 꽃동산에 DSRL 카메라를 들고 떠났다. 그러나 비는 잠깐 뿌리는듯 하더니 햇님이 그새를 못 기다리고 밖으로 나온다. 가져간 우산을 양산삼아 천천히 혼자서 남편과 같이 갔을 때 누리지 못한 호사를 누렸다. 늦은 저녁에 대전에 사는 막내서방님에게서 톡이 왔다. 당신이 사는 동네에 물난리가 보통이 넘게 났지만 다들 안전하다고, 혹시 우리가 걱정할까 싶어 보내주신 메시지였다. 미처 한국소식을 모르고 있다가 뉴스를 들어가 보니 심각한 상황이었다. 비를 그리워했던 마음이 머쓱해진다. 100도가 웃도는 날들이 계속되고 비가 오지 않아 뒷뜰 잔디가 황금빛이고 스프링클러조차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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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7일 시카고 꽃동산 (Chicago Botanic Garden)세상 (Life)/길 (Trail) 2020. 7. 28. 23:11
시카고의 명물 중 하나인 식물정원이 코로나 때문에 지난주까지 문을 닫았었다. 이사 온 후 봄이 되면 같이 가자고, 너무도 아름다운 곳이라고 여러분께 추천을 받았었는데 지난주에 제한적인 오픈을 했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 예약한 사람들만 들여보낸다. 반가운 마음에 월요일에 쉬는 남편과 함께 아침 일찍 달려갔다. 봄 꽃들은 많이들 떠나고 있었지만 아직 머물고 있는 꽃들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남편은 발걸음 닫는 곳마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 나를 불편해하는 듯했지만 내가 너무 좋아하니까 보조를 맞춰서 걸어준다. 아침 일찍 들어섰던 우리가 나올 점심 무렵엔 많은 사람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앞으로 코로나로 제한적인 삶을 살고 있는 내게 좋은 피난처이며 안식처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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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3일 다시찾은 동화 숲길세상 (Life)/길 (Trail) 2020. 7. 24. 04:34
어젯밤 늦은 저녁으로 냉면과 부침, 그리고 산딸기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더니 아침까지 소화가 되지 않고 더부룩하다. 새벽기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가 좋아하는 숲에 들렀다. 이른 아침이라선지 인적은 전혀 없고 다람쥐와 새들이 길벗이 되어 주었다. 지난번 활짝 피었던 보랏빛 꽃들은 모두 지고 다른 종류의 꽃봉오리가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몇몇 성급한 나뭇잎은 벌써 가을을 동경하고 있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데...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우리의 세계와는 달리 자연의 시간은 멈추지 않고 저만치 앞서가고 있었다. 동화길 끝에 있는 작은 집안에 있던 어린아이 신발은 주인이 찾아 갔는지 없고 대신 '헝거게임' 책이 들어있었다. 순간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책에서 처럼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