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Life)/길 (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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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0일 월요병세상 (Life)/길 (Trail) 2020. 7. 22. 11:33
직장인들이 주말을 즐겁게 지내고 월요일에 출근하고 싶지 않아 생긴 병이다. 남편도 사정이 허락되면 쉬는 월요일엔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해서 상황은 다르지만 붙여주었다. 더욱이 최근 들어 우리 집 양쪽 동에서 계속되는 공사장의 소음 때문에 그 병을 더 부추긴다. 소음을 벗어나 자연의 소리를 듣기 위해 떠났다. 주어진 하루에 갈 수 있는 곳은 이미 지난 3개월 동안 거의 다녀온 듯하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번에 갔었지만 반 정도만 가봤던 Starved Rock State Park 엘 가서 안 쪽으로 더 걷기로 했다. 지도에 아주 자신만만하던 남편의 실수로 가야 할 곳은 가지 못한 채 불필요(?) 한 걸음을 3,4 천보 더 걸었다. 운동하자고 나간 거니까... 싶어 걷다 보니 원래 계획했던 5 마일을 훨씬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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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8일 미운오리새끼세상 (Life)/길 (Trail) 2020. 7. 21. 11:48
백조가 부화한 지 한 달 반이 지나가고 있다. 처음 백조가 알에서 깨어났을 땐 백조인지 오리인지 거위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귀여운 새끼들의 모습이 비슷비슷했다. 최근에 그 새끼들이 자라면서 오리에게 미움을 받았다던 새끼 백조의 모습을 통해 안데르센이 그 이야기를 쓴 이유를 알 것 같다. 새끼 백조가 자라면서 부모만큼은 아니지만 몸은 큰데 색은 거무죽죽해서 전혀 이쁘지가 않기 때문이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우아하게 될 것을 알기에 지금의 모습이 용서가 되지만 거위도 오리도 아닌 새기 백조는 진짜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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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8일 반성문세상 (Life)/길 (Trail) 2020. 7. 21. 11:25
비가 와서... 약속이 있어서... 날이 너무 더워서... 저녁 산책길이 자꾸 무산된다. 오늘은 새벽기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네춰 센터 (Nature Center)에서 더 덥기 전에 걷으려고 들렀다. 3월에 메이플 시럽 채취하는 이벤트가 계획되어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코비드 19 때문에 취소가 되었었다. 그 이후 늘 궁금은 했지만 3개월 후 교회에 다시 가게 되었고 그 길을 지나면서 트레일도 가보고 싶어 들렀다. 길은 여느 트레일과 비슷했는데...특이 한것이 식물이나 꽃을 캐어 가면 500불 벌금이라고 푯말이 여기저기 붙어있다. 여기도 산마늘이 많은가보다. 우리 한인이 많이 사는 동네이기도 하지만 나도 전에 다른 공원에서 산마늘을 캤던 경험이 있어서 많이 반성을 많이 했다. 우리 한인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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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6일 꽃꽃꽃세상 (Life)/길 (Trail) 2020. 7. 18. 08:08
어제 오후부터 시작된 비가 밤새도록 무섭게 내렸다. 저녁엔 약속이 있어 또 못 걷겠어서 마침 흐리고 덥지 않은 오전에 호숫가로 나섰다. 어제 내린 비로 호수 주변과 뒷 길에 물을 머금은 꽃들이 형형색색이다. 눈과 마음이 정화해주는 꽃을 보면서 이름도 같이 공부하니 그것도 재미있다. '나리'로만 알았던 화려한 색의 꽃들이 '원추리'라고 한다. '옥잠화'도 모두들 고개를 내밀고 있다. '에린지움'이라는 이 아이는 한 꽃대에 꽃이 너무도 많아서 그 화려함에 눈을 돌릴 수가 없다. 그걸 아는지 온 몸을 가시로 보호하고 있다. '벌개미취'라는 아이들도 메꽃과 함께 이쁘지 않은 척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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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4일 여기도 전쟁중세상 (Life)/길 (Trail) 2020. 7. 15. 11:23
내가 손바닥만 한 텃밭에서 애벌레와 전쟁을 하는 동안 길 건너 주택가에서는 또 다른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나무에 사과가 제법 열렸는데 아마 새와 짐승들이 못살게 구는지 바람개비와 생수통으로 손수 제작한 바람개비 일종의 장식으로 행인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추측 건데 그동안 사과가 주인의 상에 많이 올라가지 못했던 모양이다. 우리가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 서로 뺏기고 빼앗는 전쟁은 언제 어디서든 우리 주변에 있을 터이다. "그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이사야 11장에 쓰인 '평화의 나라'는 언제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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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3일 Paulus Park in Lake Zurich 와 울 동네 호수세상 (Life)/길 (Trail) 2020. 7. 14. 12:44
시카고 동물원이 지난 6월 22일부터 다시 연다기에 오늘은 가 보기로 했다. 원래 무료이어서 통행의 제한이 없었다는데 코비드 19 때문에 예약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단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여름 한 철 모두 'Sold out'이다. 그래서 다시 주저앉아 각자 할 일을 하다가 오후 늦게 바로 이웃동네인 레이크 주리히에 있는 폴러스 파크엘 갔다. 비교적 시원한 호숫가를 걷다가 이런저런 사람 사는 모습들을 보면서 인생을 논했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한동안 못 본 백조들을 보고싶다기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이틀 전만 해도 부모의 보호 아래 함께 움직이던 가족이 모두 제각각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엄마는 엄마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정말 제각각 흩어져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치 인간 세계에서 자녀들이 크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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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1일 새로운 산책세상 (Life)/길 (Trail) 2020. 7. 12. 12:07
한낮엔 여전히 날씨가 뜨겁고 오늘은 어차피 남편과 함께 산책 갈 일도 없을 듯해서 새벽기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전에 한번 갔던 곳이고 집으로 오는 길인 Northbrook에 있는 동네 공원 (Wood Oaks Green Park) 엘 갔다. 토요일 이른 아침인데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개와 함께, 부부가, 친구와, 혼자서, 그룹이 모여서, 트레이너와 함께 혹은 자전거를 타면서 나름 자신의 방법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었다. 아침 7시가 조금 넘었는데 벌써 중천에 뜬 해가 따갑게 느껴져 1마일이 채 안 되는 한 바퀴를 걷고 집으로 왔다. 이렇게 모두 건강을 지키려고 하는데 코비드 19는 물러갈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