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Life)/길 (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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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6일 스토리가 있는 호수(텃세)세상 (Life)/길 (Trail) 2020. 6. 28. 05:19
하루 종일 홍수주의보까지 내린 비가 내린다. 누렇게 마른 잔디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고 베란다의 텃밭도 오늘은 물 대신 비다. 해질 무렵 갑자기 비가 그치고 반짝 해가 나면서 무지개가 뜬다. 밖으로 나서니 비가 온 후여선지 기온마저 선선해 호숫가로 발길을 옮겼는데 정다운 정경이 펼쳐진다. 멀리서 보고 최소한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안쪽으로 다른 호수로 이주했던 거위가족, 늘 숨어 지내던 청둥오리 가족, 그리고 백조 가족이 사회적 거리를 두고 잠자리를 만들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이기도 했지만 산책길을 따라 가까이 가보니 백조는 갑자기 나타난 거위가족을 경계하느라 대치중이었고, 청둥오리는 나를 보자마자 호숫가로 뛰어들었다. 새끼 백조들만 어미의 보호아래 평안히 잠을 청하고 있었다. 한국사람이 은근 많이 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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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4일 자연의 선물세상 (Life)/길 (Trail) 2020. 6. 25. 12:09
저녁으로 지난번 강원도 특산물 행사 때 구입한 멍게젓으로 비빔밥을 해 먹었다. 냉동보다 향이 살아있어 좋았다. 저녁 산책길을 나서려는데 소낙비가 세게 내린다. 포기하고 앉았는데 금방 비가 그치고 동편에 무지개가 뜨면서 다시 하늘이 맑아진다. 육안으로는 쌍무지개였는데... 어제도 못 걸었으니 호숫가를 잠깐이라도 걷자고 나섰다. 소나기 때문인지 호수의 주인들이 모두 물가로 나왔다. 갑자기 아빠 백조가 호수로 들어가 '백조의 호수'를 연출하자 엄마 백조와 그 옆에 함께 앉은 중학생 같은 새끼 백조가 바라보는 그 모습이 정겹다. 다른 청둥오리 가족들이 보인다. 한 청둥오리 가족의 새끼들은 크기가 거의 엄마와 새끼의 구분이 힘들정도로 자랐다. 호수 끝자락에 8마리 새끼를 거느렸던 청둥오리를 만났다. 새끼들은 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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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오는 길-밀워키 다운타운에서 점심세상 (Life)/길 (Trail) 2020. 6. 24. 11:51
Holy Hills 의 마리아 성당 방문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있는 Milwaukee Downtown 의 Historic Third Ward 를 들렀고 Milwaukee Publick Market 안 St. Paul fish company 에서 점심으로 Boston Market 을 추억하며 Lobster roll 을 먹었다. 시카고에서 처럼 대부분의 식당들은 패티오에서 손님들을 받고 있었고 혹시 실내에 앉는 좌석은 칸막이를 설치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직 우리를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마스크를 쓰고 서로에게 다가가야 하는 종업원도 손님도 모두 안스러웠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밀당을 하며 그렇게 우리의 하루 열정적인 일정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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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2일 홀리 힐에 있는 바실리카 마리아성당세상 (Life)/길 (Trail) 2020. 6. 24. 07:36
어디론가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월요일이다. 옆 동의 공사는 잔뜩 흐린 날씨임에도 이른 시간부터 시작되었다. 이웃동네 Holy Hill에 있는 유명한 Basilica of the National Shrine of Mary 엘 찾아갔다. 공사를 피해서 갔는데 그곳도 내부는 코비드 19 때문에 입장이 금지이고 방문객이 없는 동안 외부 성곽을 정비 중이다. 성당 둘레를 돌다보다가 빗방울은 뿌리지만 작은 트레일 같은 곳을 걸으려고 들어갔는데 '예수님의 고난 길'을 재현해 놓았다. 잘 지어놓았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걸으며 신앙의 주소를 확인했다. 우리 부부는 늘 이렇게 계획했던 일은 무시되고 뜻밖의 횡제를 하곤 한다. 아무 곳에도 안내가 없어서 스쳐 지나가는지도 모를 뻔했던 귀한 길을 스스로 대견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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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1일 Happy Father's Day세상 (Life)/길 (Trail) 2020. 6. 24. 06:33
한국은 어버이날로 함께 지내지만 여긴 어머니날과 아버지 날을 다르게 지정해서 기념한다. 오늘은 아버지 날이다. 아침에 며눌님에게서 현금을 입금한 메시지가 올라온다. 오후엔 전화를 걸어서 축하도 해준다. 사돈댁이 가까이 살아서 휴일이면 울 아들은 사돈댁 가족들과 함께 보낸다. 오늘도 아들은 장인어른을 축하하기 위해 그곳에 갔다. 멀리사는 우리에겐 아쉬움과 위로가 된다. 손녀딸이 영상으로 '헐아버지'의 아버지 날을 축하한다. 잔 정이 그다지 많지 않은 딸아이의 사랑 표현 방식이다. 저녁엔 우리 둘이서 근처 호숫가를 산책하며 아버지날을 기념하는 다른 가족들의 정겨운 모습들을 담아왔다. 남편,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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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연꽃세상 (Life)/길 (Trail) 2020. 6. 24. 06:08
길 건너 단지에 사시는 권사님이 연꽃이 너무 예쁘게 폈다고 몇 번을 말씀하시는데 나는 저녁에 갈 때마다 연꽃이 피어있는 걸 볼 수가 없었다. 그분은 주로 아침에 산책을 하시기에 나도 오늘은 아침에 들러보려고 나갔다. 수 없이 활짝 핀 연꽃들이 반가워한다. 너무도 예쁘다. 그리고 연꽃이 저녁에는 심청이를 재우기 위해 입을 다무는 걸 이제야 알았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서로 다른 생각과 다른 말을 하면서 사나 보다. 내가 아는 만큼 그리고 내가 경험한 만큼만 나를 움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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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6일 코로나 바이러스 96-석양을 바라보며...세상 (Life)/길 (Trail) 2020. 6. 18. 23:28
시카고 다운타운 근처에 사시는 어려운 교인에게 도움을 주는 만남을 가졌다. 들어갈 수가 없어서 결국은 일대일 대면을 하고 전달했다. 원래의 의도는 모르게 전달하는 것이었는데... 지원금을 잘 전달하고 그 근처에서 오랫동안 한식당을 운영하시는 장로님 일터도 방문했다. 한글을 영어로 그대로 표기하시는 의지의 한국인이시다. 오랜 정서가 듬뿍 담겨있는 식당의 모습이 정겹다. 아직은 식당 내에서 식사가 금지되어 있어서 투고만 하시지만 그래도 최근엔 손님들이 찾아오셔서 감사하다고 하신다. 저녁 늦게 DPR Trail 을 걷다가 예쁜 석양을 만났다. 지는 해를 함께 바라보는 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나는 외로워 둘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