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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9일 기적같은 하루(Botanic Garden)세상 (Life)/길 (Trail) 2020. 7. 30. 22:22
햇빛 앨러지 때문에 뜨거운 한 낮을 피해서 저녁 해 질 무렵에 주로 걷는다.
이른 오후에 잔뜩 흐리고 비가 올 듯해 지난 월요일에 갔던 시카고 꽃동산에 DSRL 카메라를 들고 떠났다.
그러나 비는 잠깐 뿌리는듯 하더니 햇님이 그새를 못 기다리고 밖으로 나온다.
가져간 우산을 양산삼아 천천히 혼자서 남편과 같이 갔을 때 누리지 못한 호사를 누렸다.
늦은 저녁에 대전에 사는 막내서방님에게서 톡이 왔다.
당신이 사는 동네에 물난리가 보통이 넘게 났지만 다들 안전하다고, 혹시 우리가 걱정할까 싶어 보내주신 메시지였다.
미처 한국소식을 모르고 있다가 뉴스를 들어가 보니 심각한 상황이었다.
비를 그리워했던 마음이 머쓱해진다.
100도가 웃도는 날들이 계속되고 비가 오지 않아 뒷뜰 잔디가 황금빛이고 스프링클러조차 소용이 없어서 비를 기다렸는데...
비가 안와서 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모두들 힘들다.
그래서 사람도 지구도 어떤 모양으로든 모두 아프다.
그래서 나의 삶의 오늘 하루는 또 하나의 기적이다.
미니멀리즘 때문에 없앨 뻔한 DSRL 카메라가 있어서 고맙다.
창고에 방치했던 카메라를 다시 꺼내게 한 시카고 꽃동산이 곁에 있어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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