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Life)/길 (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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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일 하나님의 분노세상 (Life)/길 (Trail) 2020. 11. 3. 13:22
일리노이주는 산은 많지 않지만 협곡이 몇군데 있다. 오늘 우리가 간 협곡도 그중 하나인데 마치 땅이 갈라져 생긴듯한, 평지에서 밑으로 땅이 푹 꺼지기라도 하듯 아찔할 정도로 깊게 형성된 곳도 있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니 오금이 저린다는 말(다니엘 5:6)을 경험할 정도로 어질어질하다. 하나님께서 반역자들을 땅이 입을 열어서 멸하시는 장면이 있는데(민수기 16장) 그때의 모습이 이랬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며,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작품을 만드신 하나님 솜씨에 깜짝깜짝 놀라며 아름답고 묘한 협곡바닥을 자꾸자꾸 걸었다. 정말 너무도 멋있고 특별한 곳이다. 비록 낙엽들은 많이 지고 있었지만 지는 낙엽들이 만들어 내는 그림들과 가끔 마주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조화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만보를 훌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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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8일 대 주택세상 (Life)/길 (Trail) 2020. 10. 29. 09:42
쌀쌀하기는 하지만 햇빛이 좋아서 해지기 전 옆 동네 깊숙하게 숨어있는 주택가를 걸었다. 빽빽한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여름엔 제대로 볼 수 없을 듯한 저택들이 나목 사이사이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늘 차로 지나다니면서는 그 골목에 저렇게 큰 집들이 있는 줄 몰랐는데... 우리 집처럼 모노폴리 집 스타일이 아닌 다양한 맵시를 뽐내는 오래된 집들을 구경하며 걷다 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저런 큰 집에도 다양한 인생이야기들이 있을걸 생각하며 주변의 환경과 장식으로 우리 버전 시나리오를 쓰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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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홀리 힐 성당세상 (Life)/길 (Trail) 2020. 10. 27. 11:32
여름에 방문했던 곳을 다시 찾았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예쁠 것 같은 숲과 비아 돌로로사 길을 걸어보고 싶었는데... 좀 늦었다. 고난의 길의 숲속의 나무들은 나뭇잎들이 많이 떨어져서 나목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십자가만 묵상하며 걸었더니 오히려 은혜를 더 한다. 다행히 이번엔 지난번 방문때 굳게 닫혔던 성당 내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조용하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묵상하면서 걸을 수 있는 곳이어서 좋다. 비록 우리 성경에서는 볼 수 없는 이야기가 함께 공존해서 조금 낯설긴 했지만~다시 찾고 싶은 아름다운 곳이어서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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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2일 스산한 가을날세상 (Life)/길 (Trail) 2020. 10. 23. 11:23
밤새 무섭게 내린 가을비가 아침이 되어도 여전히 주룩주룩 내린다. 오전에 어르신에게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 속에서도 우리 주님의 풍성한 사랑이 넘치시길 소원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말씀묵상 사진을 보냈더니 "... 스산한 아침입니다. 뭘 생각하면 기분이 좋을까요?" 하시길래 "따뜻한 커피와 달콤한 빵, 그리고 사운드 오브 뮤직중 도레미송youtu.be/drnBMAEA3 AM " 을 링크해서 보내드렸다. 오랜만에 들으니 덕분에 나도 같이 기분이 좋아진다. 오후가 되면서 구름이 벗어나기 시작해 길 건너 강가를 잠깐 걸었다. 밤새 내린 비로 낙엽이 우수수 떨어졌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단풍잎은 여전히 형형색색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반달이 떠오른다. 우리의 멈춘 시간속에 자연의 시간은 무심한듯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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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1일 네이쳐 센터(Nature Center) 숲길세상 (Life)/길 (Trail) 2020. 10. 22. 09:35
남편이 오전에 두통이 심해서 에드빌을 먹었는데 그래선지 하루종일 어질어질하니 집중이 안된단다. 점심식사 후 배낭을 매고 교회 근처 숲길을, 오래전 내가 혼자 갔던 곳인데 오늘은 내가 걷지 않았던 반대 방향을 함께 걸었다. 우와~ 시카고는 도로와 주택가를 빼고는 어디든지 다 숲길이다. 우리 동네 DPR 강가를 따라 쭉 이어지는 이 숲길이 집에서 7마일 떨어진 교회까지 이어지고, 집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아씨와 H 마트 본점까지 지나간다니... 사람의 모습이 다르듯 숲들마다 특성이 있고 뭔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난 이틀 내린 비로 나뭇잎이 많이 떨어진 길을 걸으며 남편은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를 읊조린다. 센터 안에는 기대하지 않았던 독수리와 올빼미, 그리고 늑대도 한마리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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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9일 첫눈세상 (Life)/길 (Trail) 2020. 10. 20. 12:18
오늘까지 휴가라고 남편이 더 추워지기 전에 북쪽 위스콘신의 데블스 레이크를 다녀오잔다. 지난 번엔 서쪽에 갔었으니 이번엔 동쪽으로...그리고 이제 더 추워지면 올해는 가기 힘들거라며... 점심때가 다 되어 도착해서 오르기 시작한 산행 중 잔뜩 흐린 날씨에 비가 내리려나 했더니 눈이 내린다. 2020년 첫눈을 이웃 동네에서 맞는다. 앞으로 지겹도록 볼 눈인데 첫눈이어서 반갑고 이쁘다. 2.4마일을 걷는 내내 나뭇잎에 내려 앉은 눈을 바라보며 걸어선지 피곤하지 않았다. 마지막 단풍을 보려고 갔다가 첫눈을 만나고 왔다. 인생은 언제나 우리가 예측한 대로 되지 않지만 때론 그것이 우리에게 더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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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7일 울 동네 가을 단풍세상 (Life)/길 (Trail) 2020. 10. 18. 11:51
남쪽을 경유해서 왔더니 단풍이 심하게 들진 않았었는데 우리 동네에 오니 단풍이 제대로 들었다. 늦은 오후 집안 일 정리를 마치고 우유와 계란을 사러 동네 마트에 가려고 나셨다가 동화 숲길이 궁금해 잠깐 들렀다. 입구에서 결혼식을 하려고 준비중이어서 지나갈까 되돌아 갈까 망설이는데 지나가라고 해서 남자 들러리들 촬영하는 것만 보고 방해될까 봐 얼른 뒤도 안 돌아보고 지나갔다. 동화 숲길에 노란 가을 단풍이 예쁘게 찾아왔다. 가을 단풍을 따라다니다 왔더니 나보다 먼저 울 동네에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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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6일 집으로 오는 길-신들의 정원(Garden of Gods)세상 (Life)/길 (Trail) 2020. 10. 18. 01:44
일리노이주 남부 샤니 국립공원 내에 있는 신들의 정원에 도착했다. 돌들이 조금 모여있는 곳으로...많이 기대하지 않았는데 모여있는 돌들은 정말 대단했다. 지리학적으로 32000만년전에 형성되었고, 돌 속의 철분이 지속적인 기괴한 돌의 모습을 만들고 있는 등등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노아의 홍수가 아니면 이렇게 높은 산 꼭대기에 어마어마한 돌들이 자리잡고 있을 순 없을 것이다. 신들의 정원을 보며 나는 신들의 신인 우리 하나님을 찬양할 수 밖에 없었다. 말로다 형용할 수 없는 경치를 보며 우리 주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했다. 아이러니하게 이 신들의 가든이 위치한 도시 이름이 자신을 스스로 신처럼 생각했던 '헤롯'이다. 암벽타기를 좋아하는 딸과 사위가 오면 정말 좋아할 그런 돌산이다. 언젠간 함께 오면 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