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홀리 힐 성당

여름에 방문했던 곳을 다시 찾았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예쁠 것 같은 숲과 비아 돌로로사 길을 걸어보고 싶었는데...

좀 늦었다. 고난의 길의 숲속의 나무들은 나뭇잎들이 많이 떨어져서 나목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십자가만 묵상하며 걸었더니 오히려 은혜를 더 한다. 다행히 이번엔 지난번 방문때 굳게 닫혔던 성당 내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  

길 이름도,  언덕 이름도 이곳의 이름은 모두 '거룩'하다. 성당 입구에 추워서 코가 빨간 아기에게서 라일리를 오버랩해본다.  성당 내부는 역시 웅장하고 엄숙했다.  

본당 옆에 있는 작은 기도방, 그 곁에는 누군가가 쓰던 크러치들을 모아놓았는데 왜 저기 있는지 그것이 알고싶다.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서 눈물 흘리는 여인의 모습은 내 모습인듯 또 시선이 간다. 

형상화 된 예수님은 낯설었고, 들르고 싶었던 카페는 월,화요일엔 열지 않아서 섭섭했고, 그 옆에 죽고 싶어하던 엘리야에게 까마귀가 떡을 날라다 줘서 고마왔다.

조용하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묵상하면서 걸을 수 있는 곳이어서 좋다. 비록 우리 성경에서는 볼 수 없는 이야기가 함께 공존해서 조금 낯설긴 했지만~다시 찾고 싶은 아름다운 곳이어서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