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Life)/길 (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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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필리 숲길(Chipilly Woods)세상 (Life)/길 (Trail) 2020. 12. 6. 07:44
오후에 집 근처 잘 알려지지 않은 숲길(Chipilly Woods)을 걸었다. 도착하고 보니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를 알 것같다. 파킹장이 없어서 네비가 찾아준 입구 길가 갓길에 세웠다. 안내 게시판도 없었지만 인터넷 정보에 루프라고 했으니 걷다 보면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걸었다. 길은 거의 야생에 가까왔고, 시냇가 근처 길은 많이 질척거렸다. 초행길이고 인적이 드물어서, 비록 흐리고 스산했지만 낙엽 밟는 산책길은 나름 걸을만 했다. 그러나 이 길은 다시 가지 않을 목록중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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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러 네이쳐 센터(Heller Nature Center)세상 (Life)/길 (Trail) 2020. 12. 5. 08:12
남편이 어제는 저녁 늦도록 회의를, 이틀 전 저녁엔 줌으로 에베소서 강의를 하느라 밤잠을 설쳤는지 눈이 굉하다. 예전 같으면 점심식사 후 오후엔 그냥 쉰다고 했을 텐데 오늘은 안 가본 곳을 찾아 나가서 걷자고 한다. 이웃동네 하일랜드 팍엔 호숫가에 일출이나 일몰을 보러 가던 곳이라 트레일을 찾아보니 여러 곳이 검색된다. 오늘 간 숲길은 액티비티 센터에서 학생들이 작업한 듯한 작품들이 트레일 길몫에 군데군데 걸어놔서, 걸으면서 작품들 감상하느라 평소보다 시간은 더 걸렸고 걸음수는 만보가 되려면 많이 부족했지만 재미는 있었다. 9개월이 넘도록 산책을 다녀도 아직 처음 가보는 곳이 있다는게 정말 신기했다. 이곳도 다른 계절에 오면 또 다른 감흥이 있겠다며 또 다음 번 가야 할 리스트에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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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의 호사(라이어슨 숲길)세상 (Life)/길 (Trail) 2020. 12. 3. 09:59
우리네 '삼한사온'이 미국까지 따라왔나 보다. 지난 주말은 춥고 바람이 세차게 불더니 어제와 오늘 한 낮은 비교적 따뜻한 날이다. 오늘 저녁엔 줌으로 하는 에베소서 성경공부가 있어서 남편이 오후 산책을 안 나갈 줄 알았더니 점심식사 후 노곤함을 이겨보자고 먼저 걷기를 제안한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동네 숲길을 걷기로 했다. 새벽엔 25도까지 내려가서 제법 쌀쌀했는데 바람이 조용하고 따뜻한 햇살로 기온이 50도까지 올라가니 산책길은 마치 봄길을 걷는 듯했다. 애완견과 자전거가 금지된 산림 보호구역이라 다른 곳에 비해 사람이 많지 않은데 오늘은 평소보다는 많다. 아무리 추워도 바람이 조용하고 햇살만 비춰주면 걸을 수 있기에 오늘 같은 날은 무조건 나가서 걸어야 한다고 한다. 새벽에 언 듯 한 살얼음 아래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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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크가 있는 이웃 동네 숲 (Busse Forest Elk Pasture)세상 (Life)/길 (Trail) 2020. 12. 1. 08:13
11월의 마지막 날, 기온은 영하로 내려가 춥고, 구름이 잔뜩 내려앉아 눈이라도 내려줄 기운이고, 그래서 어둡고 바람까지 매섭다. 오후 산책을 망설이다가 꽁꽁 싸매고 엘크가 있는 숲길을 찾아갔다. 막 싹이 트기 시작했던 이른 봄에 갔던 곳인데 8개월 만에 다시 찾은 그곳은 이제 겨울이다. 지난번엔 멀리 있던 엘크가 나뭇잎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펜스 가까이에 나와 있어서 살고 있는 5마리를 다 세고 왔다. 추워서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우리 같은 중년 부부가 열심히 걷고 있다. 처음엔 냉장고같이 차가왔지만 싱싱한 공기를 맞으니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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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깔꼬마니세상 (Life)/길 (Trail) 2020. 11. 24. 08:58
오늘은 아직 가보지 않은 조금 떨어진 곳, 인디펜던스 그로브(Independence Grove)로 산책을 나섰다. 드넓은 호숫가 주변으로 여러 갈래 트레일이 만들어져 있었고, 그 호수에서 여름엔 배를 타고 겨울에 얼면 스케이트를 탄단다. 중간에 갑자기 무릎이 아파 쉬엄쉬엄 벤치가 있을 때마다 쉬면서 몸이 옛날 같지 않음을 한탄하면서 걸었다. 드넓은 호수 주변을 걸으면서 호숫가에 비치는 그림자로 만들어진 데칼코마니를 감탄하며 다리 아픔을 잊으면서 윗길(외부)과 아랫길(호숫가)인 4.7마일을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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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스쿨 숲길(Old School Forest)세상 (Life)/길 (Trail) 2020. 11. 22. 09:49
주중엔 주로 가까운 산책길을 걷고 월요일엔 조금 멀리 여행 삼아 다니다 보니 이제 주변의 모든 트레일은 거의 다 다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제 미들 포크 사바나에서 가지고 온 안내지에 소개된 숲을 보니 울 동네 트레일중 가보지 않은 곳이 반 이상이다. 그래서 오늘은 리스트에 있는 가보지 않은 올드 스쿨 숲(Old School Forest)을 찾아갔다. 길 이름에 따라 지어졌겠지만 우리에겐 '운동학교' 인셈이다. 3개의 트레일 루프로 만들어 졌는데, 핑크는 1.2마일, 레드는 1.5마일 그리고 옐로는 2.7마일이고는 한 여름에 숲이 우거져 좋은 산책길이었을 듯하다. 외곽으로 엘로우를 한 바퀴 돌고 나서 핑크를 추가로 걸으려고 들어섰는데 조금씩 걸을 때마다 '운동기구'가 하나씩 있다. 거리는 짧았지만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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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숲길세상 (Life)/길 (Trail) 2020. 11. 21. 08:31
오늘도 어제처럼 해님은 수줍은 듯 구름 뒤로 숨었지만 4시만 넘으면 어두워지니 점심 먹은 후 이른 시간에 산책길을 나섰다. 미들포크 사바나 숲길 (Middlefork Savanna Forest), 지난 4월 중에 갔었지만 트레일 길을 반쪽만 걸었던 터라 나머지 반쪽을 걷기로 했다. 지난번과 같은 듯 다른 경치는 아마 방향이 다르고 계절도 달라서 였을 였을 터이다. 날이 따듯해서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서로서로 조심조심 마스크도 거리두기도 잘 하며 걸었다. 아 코로나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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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우주세상 (Life)/길 (Trail) 2020. 11. 20. 08:16
지난 주일부터 심하게 부는 바람은 여전했지만 한 낮엔 65도까지 올라간 따뜻한 봄날 같은 오후에 나의 작은 우주인 라이어슨 숲길(Ryerson Woods Forest)을 걸었다. 기온은 높아 봄날 같지만 세찬 바람과 스산한 주변 분위기가 눈이 오면 어울릴 겨울 모드이다. 비교적 자주 갔던 곳임에도 어제는 처음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걸었는데 낮설었던지 길까지 잃어버려 헤맸기에 오늘은 원래 우리가 걷던 시계 반대방향으로 걸었다. 잎이 무성했던 나무와 나목은 그냥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인데... 걷는 길의 방향같은 아주 작은 선택조차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이리 큰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비드 19는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도 미치게 될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 언젠가는 끝나겠지만 그때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