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Life)/일상 (Happ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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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4일 내 삶의 세트장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1. 4. 23:42
'인디언 썸머'인 모처럼 따뜻한 날임에도 집 밖에 한걸음도 내딛지 않고 지낸 어제의 나의 시나리오를 써본다. 5시에 기상해서 남편은 교회로 떠나고 나는 줌으로 새벽예배를 드렸다. 7시쯤엔 3층에서 2층 다이닝 룸(내 밥상, 내 작업 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출근해서 커피를 곁들인 아침을 먹으며 밤에 쓴 일기장을 점검하고, 베란다 텃밭을 정리(평소엔 그곳에서 한참동안 소꿉장난을 하기도) 한 후, SNS로 지인들과 오늘 하루 안부와 함께 매일 묵상 사진을 올리면서 잊었던 기도제목도 나누고 나머지 시간엔 세상 이야기도 읽었다. 정오쯤엔 점심을 준비해서 새벽기도이후 교회에서 일하다 돌아온 남편과 함께 먹은 후, 3층에서 남편이 잠깐 쉬는 그 시간에 1층으로 내려가 피아노를 아주 잠깐 치고, 뒤뜰의 꽃밭에 나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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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3일 투표하는 날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1. 4. 05:29
아들에게서 아침 일찍 톡으로 사진이 왔다. 사람들이 몰릴까봐 이른 아침에 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서 일찍 끝났단다. 우리는 이번에 메일 투표를 하겠노라고 신청을 했는데 정작 투표용지가 남편 것만 오고 내 것은 투표 당일인 오늘까지 소식이 없다. 시민권을 받으면서 배심원과 투표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했기에 미국 시민의 의무를 하고자 했으나 도와주질 않는다. 물론 직접 가서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상태에서는 특별하게 지지 하고픈 대통령이 없는 것이 미적거림의 이유이고, 근본적으로 미국이라는 나라에 애정이 식은게다. 요즘 내가 다시 보고 있는 드라마에서 자주 듣는 'LOVE'에 대한 정의다. 어쩌다가 사랑이 "총쏘는 것보다 어렵고, 그 보다 위험하고, 그 보다 조금은 더 뜨거운 것" 이 되었는데, 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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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1일 귀신보다 더 무서운 코로나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1. 2. 02:49
달이 뜰 무렵 남편은 바쁜듯해 혼자 동네 호숫가에 나섰다. 구름이 덮힌듯해 블루문인 보름달을 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나를 위해 아주 잠깐 나타났다가 이내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서 혹시 모를 할로윈 방문자를 위해 사탕을 준비했는데...아무도 오지 않는다. 하긴 제정신이라면 이런 상황에 할로윈을 위해 밖으로 아이로 데리고 나올 부모는 없을 터이다. 미국에서 30년이 넘도록 봐왔던 할로윈중 이런 날은 없었다. 귀신보다 코로나가 더 무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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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Choice)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0. 31. 06:53
모든 것이 처음인 손녀딸 라일리를 보니 우리 인생도 늘 그랬다. 결혼해서 자녀를 갖는 것도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것이기에 새로움이었고 도전이었다. 공부를 하기 위해 두 아이를 데리고 시작했던 미국에서의 유학생활, 한국에서의 교수생활을 접고 미국에서 시작된 남편의 사역, 얼떨결에 시작된 목회자 부인으로서의 자리, 인생(B-C-D)은 탄생(Birth)에서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라고 한다. 살아있는 한 우리는 매일매일 늘 선택을 하면서 산다. 학교, 직업, 배우자...를 선택하며 그 곳에서 일어나는 희비를 경험하며 삶을 이어간다. 무엇이 나에게 옳은지 잘 알지 못했고 전통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해 포기해야 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아직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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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vs 바쁨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0. 29. 06:21
아이들이 둘 다 떠나고 우리 둘 만 남은 집을 청소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 게 오래전 일이다. 시카고로 이사 온 후 새 집이어서 청소를 자주 안 해도 더러움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것도 문제이기도 하지만, 보통 일주일에 한번 빨래와 함께 집안 대청소를 하는데 아마도 지난주에 잊었든지 바빴든지 했던 모양이다. 오랜만에 햇살이 드는 거실 소파 밑에 먼지와 거미줄이... 헐~ 지저분한 것이 별로 문제가 안 되는 남편과 사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해지니 먼지가 잘 보이는 않는 것도 은혜다. 오전에 열일 제쳐놓고 청소를 시작하는데 한국을 방문 중인 집사님으로부터 톡이 왔다. 얼마 전 요양원에 입원하신 부모님을 뵈러 한국에 들어가서 부모님 사시던 빈집에서 2주 격리 중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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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7일 모든 일의 때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0. 28. 09:43
어제 밤 필리핀 바기오 선교사의 아내 소천 소식을 친구를 통해 듣고 마음이 자꾸 가라 앉는다. 그 분의 아들이 군입대를 위해 한국 방문 중에 심한 교통사고를 당해 그 아들을 돌봐주기 위해 남편 선교사님 혼자 한국을 방문 했다가 코로나로 발이 묶이고 현지에서 남아서 홀로 사역하던 중 갑자기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지인의 도움으로 화장을 해 비행기편으로 보내와서 한국 시간으로 낮 11시에 장례식을 한다고 한다. 참석 할 수 없는 사람들이 기도로 함께 하기로 했다고 하기에 나도 시간을 정해 함께 하기로 했다. 날씨가 함께 슬퍼하는지 어제 오늘 내내 땅으로 뚝 내려앉을 듯한 검은 구름이 낮게 떠 있었다. 어제는 울 동네에 첫눈이 내렸는데 오늘 아침도 어제 미처 다 내리지 못했는지 눈이 여전히 내리면서 춥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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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6일 기발한 할로윈 장식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0. 27. 11:13
홀리 힐 성당을 다녀오다가 근처 동네 어느 개인 집 드라이브웨이의 핼러윈 장식을 보고 길을 멈췄다. 해골들의 결혼식이었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해마다 다른 아이디어로 이미 팻북에서는 유명한 집이었다. 우리가 결혼식에서 주로 서약하던 말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때 까지.." 로 해골들이 다시 모였다. 주인장의 기발한 생각과 노력에 박수를 치지만,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을 뿐, 해골들의 결혼식은 없다. 혹시나 진짜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봐... 얼마전에 묵상한 에스겔 37장의 마른 뼈 이야기가 떠오르는 시청각 교육현장이다. '이 뼈들이 능히 살 수 있겠느냐?" 라는 우리 주님의 질문에 "주 여호와여 주께서 아시나이다"라고 대답하던 에스켈이 곁에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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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5일 나의 특별한 하루, 주의 날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0. 26. 09:16
이른 아침에 급격하게 떨어진 기온과 잔뜩 흐린 날씨로 조금은 우울했지만 성전에서 드리는 예배의 감격으로 위로를 얻는다. 전 주와 비슷한 인원이 모여 제한된 예배를 드리면서 주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각자의 삶으로 흩어진 주일이다. 기온은 차가왔지만 헤어지기 아쉬운 교인들이 삼삼오오 파킹장에 모여서 담소를 나눈다. 닫힌 친교실 대신 야외 담소장으로 이글루를 만들어 달라고도 해보며... 이 팀 저 팀 기웃거리며 예쁜 단풍나무를 돌아보다가 떨어진 단풍잎을 주어 성경책 사이에 채곡채곡 넣었다. 그렇게 나의 하루는 역사속으로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