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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드난의 생로병사세상 (Life)/식물 (Plants) 2020. 12. 22. 00:35
올해 1월 1일 오키드들이 예쁜 꽃으로 우리 집에 시집왔다가 때가 되어 모두가 가야 할 곳으로 가고 한참의 공백기를 거쳐 얼마전 다음 세대가 시작됐다. 세 아이중 하나는 나의 지나친 관심으로 꽃줄기를 뿌러뜨렸지만 살아나길 지켜보는 중이다. 그런데 오늘 보니 작은 꽃봉오리에 생기가 조금 있어 희망이 보인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다른 두 아이의 꽃몽우리가 쑥쑥 자라는 걸 보니 더 미안해진다. 오키드난들은 그렇게 천천히 우리 곁에 왔다가 천천히 우리 곁을 떠난다. 8월 25일 남편 생일에 선물로 온 오키드 난이 4개월만에 노화하기 시작했다. 맨 밑의 꽃잎을 바로 위의 꽃잎이 붙들고 있어서 매일 들어다 보며 응원을 했는데, 오늘 아침 결국 살포시 잎에 내려 앉았다. 덥석 집어서 버리질 못했다. 당분간 그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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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림절 넷째주일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2. 21. 08:55
스가랴 9:9-10, 마가복음 10:42-45, 갈라디아서 5:13 삶-기독교 인생론 12 갑질 뉴스(abuse of power): 갑과 을... 힘의 불균형 * 제자들의 ‘갑’질 마인드 “선생님이여 무엇이든지 우리가 구하는 바를 우리에게 하여 주시기를 원하옵니다” (막 10:35) * 예수님의 특별 수련회 주제... No 갑질! * 예수님의 의도적 ‘을’ 질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막 10:42-45) * ‘갑’ 질 세상 뒤집어 살기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막 10:42-45) * ‘을’ 질의 혁명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막 10:42-45)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임하신 예수님처럼, 섬김을 받으려고 하지 말고 섬기면서, ‘갑’ 질 대신 ‘을’ 질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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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세배세상 (Life)/지식 (Knowledge) 2020. 12. 20. 08:57
지난 10일에 소천하신 집사님의 하관예배를 코로나로 인해 화장을 오래 기다려야 했기에 오늘 드렸다 . 지난 30여 년을 당뇨로 투병생활을 하시다가 4년 전 남편이 먼저 소천하신 후에 많이 아프셔서 빨리 주님 곁으로 가고 싶다고 여러번 말씀하셨는데 일주일에 세 번 해 오시던 투석 중에 주님의 부름을 받으셨다. 집사님은 이제 더 이상 아픔이 없는 곳으로 떠나셨지만 남겨진 가족들과 우리는 좋은 집사님을 이 땅에서 다시 뵐 수 없다는 아쉬움에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유가족으로 남겨 놓으신 큰아들 내외와 손자 손녀 그리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둘째 아들은 참으로 반듯했다. 보통 교회의 장례는 정해진 틀이 있는데 이번엔 가족들이 소신껏 준비한 예배(예식)에 울 목사님은 메시지만 전했다. 순서가 기존의 틀을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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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케이크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2. 19. 12:13
며칠 전 내 생일날부터 케이크와의 해프닝이 시작됐다. 이사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팬데믹이 터졌고 아는 사람도 없으니 우리 둘이 지내자고 홀푸드에서 작고 예쁜 컵케이크를 샀다. 그러나 어떤 통로로 알게 되었는지 두 분의 지인께서 케이크를 사다 주셨다. 우리가 산 작은 케익 두 개는 생그림이 아니어서 바로 냉동실로 들어갔다. 생그림 케이크는 먹는 데 한계가 있어 옆집 아주머니께 양해를 구해 나눠 드렸다. 그 이후 우린 생일 점심때부터 시작해 매 끼니마다 디저트로 케이크를 먹었다. 드디어 오늘 저녁 식사 후 기쁘고 후련하게 마지막 조각을 먹었다. 그런데 그 케익이 소화가 되기도 전에 이웃집 젊은 부부가 팻북에서 듣고 늦은 생일을 축하한다며 케이크를 들고 왔다. 디트로이트부터 이곳까지 지난 10여 년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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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걷는 이유세상 (Life)/길 (Trail) 2020. 12. 19. 10:58
날이 많이 춥지만 걸었다. 남편의 컨디션이 별로 안 좋은데 걸었다. 걷고 나니 추위도 나쁜 컨디션도 물러갔다. 남편은 하루 중 유일한 활동이 걷는 일인 나를 위해 걷는다지만 당뇨초기 환자인 남편이 꼭 걸어야 하는 사람이다. 우리가 잘 모르는 교인 한 분, 오래전 교회 분쟁으로 떠난 분의 소식을 들었다. 당뇨로 오래 고생하셨는데 합병증이 와서 다리를 절단하셨고 지난 5주 동안 병원에 입원하셨었다는... 연락하는 분이 아무도 없어서 외롭게 홀로 투병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를 걸어 위로해 드렸다. 게다가 내일은 지난 30여년을 당뇨를 앓던 연로한 집사님 한분이 투석 중 소천하셔서 장례예배가 있다. 코로나도 무섭지만 당뇨도 참으로 무서운병이다. 남편은 10년 넘게 당뇨 초기환자이다. 그래서 매일 아침 혈당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