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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산후도우미 스물여덟째날-Spoil who?세상 (Life)/가족 (Family) 2017. 11. 3. 22:35
딸아이 산후도우미로 지내면서 나는 손녀딸을 스포일시키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손녀딸은 당연한거고...
어제는 젖몸살로 힘들어하는 딸을 위해 한국마켓에서 깨찰빵믹스를 사다가 구워줬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빵을 먹으면서 행복해하는 딸을 보며 나도 빵 한입 행복 한입~
저녁엔 딸내외가 좋아하는 맵지않은 파절임과 함께 삼겹살을 구워줬다.
무척이나 맛있게 먹는걸 보니 담주 떠나기 전에 한번 더 해줘얄듯~
때마다 장을 보러가는 내게 딸아이는 현금카드를 주며 결제하란다.
그건 행복페이를 해야하는 할머니 몫이라고 했다.
그러나 학창시절때부터 용돈을 스스로 해결하던 딸아이가 그것조차도 부담스러워 하길래 주변에서 라일리 선물 사주라고 주신 현금선물로 쓴다고 했다 실제였고~
어제는 쓰레기 버리는 날이어서 오후에 우편물을 체크하면서 쓰레기통과 재활용통을 제자리로 들여놨다.
퇴근하고 돌아온 사위가 의아해하면서 누가 들여놨냐고 묻는다.
우리 집안에 관한한 모든걸 내가 해온 나로서는 당연한거라 생각했는데...
딸아이는 지난 6년동안 그 통들을 들여놓은 때가....거의 없다고, 그건 사위일이란다.
결혼하고 둘다 직장생활을 하기때문에,
니가 밥하면 나는 설거지,
니가 빨래하면 나는 개서 정리~
이렇게 집안일을 분담해 왔단다.
그러나 집밖일과 코다를 돌보는 일은 사위 몫이란다.
딸내외가 살아가는 합리적인 세상이다.
좋은건지 나쁜건지...기준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우린 서로 다른세상을 경험하는 중이다.
설거지를 싫어하는 사위의 설거지를 해주면서 사위를,
빨래개기와 다림질을 싫어하는 딸아이의 빨래를 해주면서 딸내외를 스포일 시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분명한건 이 모든 일의 수혜자는 바로 나다.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산후조리를 시어머니께 받아야 했었기에 딸아이의 산후조리는 꼭 내가 해주고 싶었고 최대한의 기간을 해주고 싶었다.
비록 형편상 두주후에 오긴 했지만~
그것이 몸은 피곤하지만 다 용서되는 이유다.
젖 몸살이 심하면서도 아기의 건강을 위해 꾹꾹 참아가며 3시간마다 펌핑을 하면서 밤잠을 설치는 딸아이가 조금이라도 잠을 자게 해주기 위해 새벽과 아침 시프트를 해주는 이유다.
그런 나의 마음의 원대로 내가 떠나기 전까지 딸아이의 몸이 온전히 회복되기를 간절히 소원하며 또 다른 감사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그런 할머니의 마음을 아는지 우리 라일리는 만세잠을 잔다.
할머니 만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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