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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맛바람이 불러온 참사세상 (Life)/식물 (Plants) 2020. 12. 15. 11:04
매일 잠깐씩 둘러보기는 하지만 여유있는 월요일 오전엔 물도 주고 주변 정리도 하느라 화분 옆에 오래 머문다.
새로 자라난 오키드 꽃줄기들이 제 멋대로 자라고 있기에 모양을 잡아주려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이 그때인 줄 알았다.
꽃줄기 몇 개가 얌전히 말을 잘 듣기에 아직은 좀 무리이다 싶은 아이까지 구부리다가, 툭~ 꺾어졌다 ㅜㅜ
처음에 꽃줄기의 길을 잡아주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다가 나중의 이쁨을 위해 이 아이들도 아픔을 감수해야 한다고 착각했다.
남편의 제안대로 부러진 꽃줄기를 일단 테이프로 붙여서 핀으로 고정을 했다 ㅜㅜ
이제 내가 원하는 대로 살지 않아도 좋으니 살아만 달라고...눈물이 나진 않았지만 울었다.
4개월 전 남편 생일 선물로 받았던 오키드가 아직 꽃이 만발해서 기특해 했는데 맨 밑의 꽃이 시들고 있었다.
오늘보니 가지가 이미 마른 맨 밑의 꽃잎이 바로 위에 있는 꽃잎을 의지해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꽃들도 이렇게 서로를 도와주면서 살고 있는데 나는 내 욕심만 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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