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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Choice)
    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0. 31. 06:53

    모든 것이 처음인 손녀딸 라일리를 보니 우리 인생도 늘 그랬다.

    결혼해서 자녀를 갖는 것도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것이기에 새로움이었고 도전이었다.

    공부를 하기 위해 두 아이를 데리고 시작했던 미국에서의 유학생활,

    한국에서의 교수생활을 접고 미국에서 시작된 남편의 사역,

    얼떨결에 시작된 목회자 부인으로서의 자리,

    인생(B-C-D)은 탄생(Birth)에서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라고 한다. 

    살아있는 한 우리는 매일매일 늘 선택을 하면서 산다.

    학교, 직업, 배우자...를 선택하며 곳에서 일어나는 희비를 경험하며 삶을 이어간다. 

    무엇이 나에게 옳은지 잘 알지 못했고 전통적인 틀을 벗어나지 못해 포기해야 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아직도 남아있다.

    자녀들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적성대로 자신들이 원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원하든 원치않든 아들은 뉴욕에서 자리를 잡게 되었고 친구의 소개로 만난 며느리와 가정도 이루었고 앞으로도 큰 도시에서 살게 될 것 같은데, 딸은 최근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 두었고 살던 집을 판 후 도회지를 조금 벗어나 넓은 땅에 작은 농장을 만들어 손녀 딸에게 전원생활을 경험하게 하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우리는 지금 누리고 있는 많은 혜택들을 내려놓아야만 한다.

    그것이 아무리 풍요로운 혜택을 준다 해도 꿈꾸는 곳이 주는 알 수 없는 선물을 기대하면서...

    최근에 코비드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손바닥만한 텃밭을 가꾸면서 농사짓는 재미를 조금 경험했다.

    은퇴하면 한국에 가서 전원주택을 짓고 그곳에 살면서 농사를 짓고 싶다 했었는데...

    이제는 딸아이 곁에 가서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베란다 화분 텃밭에 싹이 난 고구마를 잘라 쿡 찔러 넣은 지 며칠 후 줄기가 올라왔다.

    그 잎과 넝쿨이 너무 예뻐서 매일 아침 들여다보던 어느 날 진딧물이 잔뜩 살고 있는 걸 발견했다.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그 진딧물을 손으로 없애는 내 모습을 보면서 중요한 것이 있으면 부수적인 것은 이렇게 아무 문제가 안 된다는 걸 알았다.

    벌레나 곤충을 무척이나 싫어해서 파리와 모기조차 원수였던 내가 진딧물이 무섭지고 더럽지도 않았다.

    소중한 것이 생기면 생각과 우선순위가 바뀌는 모양이다.

    마켓에 내 놓았던 딸네 집이 팔렸으니 이제 땅을 사서 창고를 먼저 짓고 그곳에서 직접 살 집을 지을 동안엔 이미 구입한 캠핑카에서 길게는 1년까지 살 계획을 세우고 테이프를 끊은 딸네 가족의 선택(Choice)이 행복한 길이길 소원하며 기도한다.

    기간이 길어지면 힘든 일도 생기고 흔들림도 있겠지만 목표를 향해 참고 인내하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으리라~

    진딧물로 부터 구해준 고구마 줄기, 지금은 추워서 다 얼었지만 땅속에 고구마가 열렸으려나...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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