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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7일 어그러진 하루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0. 8. 22:15
오전 10시가 넘도록 중천에 떠있는 반달을 신기해하면서 사진도 찍고 지인들과 나누며 어린 시절 들었던 동요도 함께 나눈 것이 어그러진 일상의 전주곡이었다.
울 동네 길 마지막 건물 공사가 끝이 나면서 그 건물의 화단을 만드느라 포크레인으로 작업하던 중 전기, 가스 그리고 인터넷까지 모두 죽여버렸다. 급히 나가보니 곧 복구하겠다던 일군들은 12시가 지나자 그들의 일상대로 점심을 먹으러 갔는지 조용해진다. 그래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집을 벗어나기 위해 옆집 아줌마에게 써브웨이에 가서 샌드위치를 사서 동네 호숫가 벤치에 가서 먹자고 제의를 했다. 이웃이지만 잘 만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함께 걸으며 그동안의 일상을 함께 나눴다. 걷는 호숫가에 곤충들이 유난히 길가로 나와있었다. 이것도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날이 너무도 좋은데 왜 숲을 튀쳐 나왔을까?
집으로 돌아온 3시 이후의 나의 시간들은 원래 해야 하는 일로 허둥지둥이어야 했다.
남편을 위해 늦은 점심겸 이른 저녁을 해야 했고, 전 날 만들다만 호박죽을 만들어서 아프신 분들께 배달을 해야 했고, 처음으로 하게 된 줌으로의 성경공부 시간에 맞춰 책상에 앉아야 했고, 저녁에 씻고 앉았다가 꼭 해야 하는 통화를 9-11시까지 하고 나니 몸은 녹초가 되었고 어그러진 하루 때문에 하지 못한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은 모두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해 힘든 하루였지만 그것도 이유가 있었으리라 생각하고 감사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이렇게 허둥지둥 했던 하루를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아침 햇살과 파란 하늘로 '짠'하고 잊게 하듯이 우리 모두의 일상이 코로나로부터 '짠'하고 나올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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