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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9월 11일 뜻밖의 커리어
    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9. 12. 13:15

    나는 1988년도 유학시절부터 남편의 헤어디자이너였다.

    가난한 유학생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유학생활 내내 나는 남편과 아이들의 머리를 잘라줬다. 

    때로는 벙거지 머리로, 때로는 빵구난 머리를 만들면서 그렇게 긴 세월을 보냈다. 

    중간에 한국으로 귀국했을 땐 편리 시설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다시 미국으로 들어와서도 남편은 또다시 형편없는 나의 실력에 머리를 맡겼다.

    이유는 언제 어디서든지 쉽게 머리를 잘라 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덕에 내 실력이 늘었는지 오래전 선교지에서 머리 자르는 봉사 때 내 줄이 제일 길었었다.  

    그런데 시카고로 이사온 이후 머리 자르는 일에 한 가지 일이 더 늘어났다. 

    남편은 60 평생을 하얀 머리로 살았는데, 당신 생각에 중학교 때 한약을 먹고 '무'를 먹어서 머리가 하얗게 된 것 같다는 추측이다. 

    고등학교 시절에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그의 까까머리는 이미 검은 머리보다 흰머리가 더 많았었다. 

    무슨 자존감인지 결혼식에서조차 하지 않았던 염색을 이곳 시카고의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면서 하게 되었다. 

    남편 머리 염색을 시작하면서 머리가 이렇게 빨리 자라는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일주일만 지나면 희끗희긋한 머리가 올라와 보기에 좋지 않았다.

    오늘 버지니아 사는 친구와 통화하면서 좋은 염색약을 소개받았다.

    한국 장에 가보니 친구가 말한 한국 제품은 없고 다른 종류가 있어서 들고 왔다.

    그동안은 한번 열면 다 쓰던 남던 버려야 했었는데 튜브형이라 남으면 나중에라도 쓸 수 있어서 좋아 보인다. 

    오늘 저녁에 하기로 했었는데 남편의 다른 일때문에 늦어져서 내일 하기로 한다. 

    귀찮았던 염색작업이 기다려지긴 이번이 처음이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을...

    선택권이 없이 유일한 일본제품이라 사긴 했지만 친구가 소개한 것이 아마존에 있으니 다음엔 그걸 주문해서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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