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날이 좋아서...
    세상 (Life)/길 (Trail) 2020. 12. 11. 12:24

    오늘은 어제보다 더 겨울에 만나기 어려운 햇살 따뜻한 날이다.

    오래전 재밌게 봤던 드라마 '도깨비' 대사가 생각난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우린 날이 좋든 날이 좋지 않든 날이 적당하든 모든 날을 가능하면 걷고 싶다. 

    내일은 비가 모래는 눈이 온다니 오늘처럼 한낮의 기온이 화씨 55도(섭씨 13도)까지 올라가는 초여름 날씨는 너무도 감사하다. 

    지난 봄엔 숲길에 갔다가 추워서 그리고 한 여름엔 갔다가 뜨거워서 제대로 못 걸었던 곳,  

    한 번은 해가 질 때 문을 닫는 걸 몰라 가자마자 쫓겨났던 쉐리단 요새(Fort Sheridan)에 갔다. 

    사거리를 지나 개선문 같은 입구를 통과하고 넓은 광장을 끼고 숲길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들이 빽빽하다. 

    지난 번에 부분적으로만 걷던 곳을 오늘은 마음먹고 주택가와 숲과 호숫가 전체를 다 돌아보기로 했다.

    시카고 대 화재와 헤이마켓 폭탄사건 이후 사업가들이 힘을 모아 언제든지 군인을 동원할 수 있는 군사요새로 만들어 오랫동안 사용되다가 일반 주택가와 주립 산림공원이 된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지나온 역사의 흔적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외부와 구별돼서 자체 도시처럼 만들어진 동네를 걸을 땐 마치 외국에 온듯한 착각이 들었다. 

    동네와 숲길을 모두 구경하며 걸었더니 만보기가 잘했다고 칭찬을 한다. 

    오늘은 집에서 20여분 걸리는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관광지 같은 쉐리단 요새가 감사하다. 

    한때 군사기지로 사용되다가 이제는 민간인 주택가가 된 동네 포트 쉐리단
    백년이 넘은 집과 거리는 마치 동화책에서 튀어 나온듯하다. 
    주택가 바로 곁에 있는 바다보다 더 바다같은 호숫가
    노부부를 따라 생각없이 건넜던 이 다리는 삶과 죽음을 구별하는 다리였다. 다리 이편엔 주택가와 바다같은 호수가 있고 저편엔 군인들의 공동묘지가 있으니...
    이곳에서 훈련받고 여러 전쟁에 나가 싸우다가 전사한 군인들이 잠들어 있다. 예수님조차 부활하지 않은채 매달려 있는 천주교 십자가가...
    수 많은 전쟁들 중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병사의 묘지...지금 여기 서 있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웠다.  
    매의 집을 사람집만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그의 생태를 공부하라고 많이 알려준다. 
    남편과 함께 찍었어야 했는데...작아 보여도 남편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알이다. 

    '세상 (Life) > 길 (Trail)'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꽃대신 겨울꽃  (0) 2020.12.18
    숲속에서도...  (0) 2020.12.16
    햇살이 고마운 날  (0) 2020.12.10
    남쪽 사슴 숲길 (Deer Grove)  (0) 2020.12.09
    동쪽 사슴 숲길(Deer Grove)  (0) 2020.12.09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