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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1박 2일세상 (Life)/길 (Trail) 2020. 11. 10. 12:52
내일까지 기록 깨는 이상기온이기에 여름 같은 화창한 날씨가 우리를 다시 어제 저녁 가지 못했던 아쉬운 길로 이끌었다. 아침을 먹고 시카고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밀레니엄 파크는 주변에서 들어서는 입구를 모두 차단하고 두 군데로만 들어갈 수 있게 통제를 했다. 들어선 공원 안에서도 통제는 곳곳에서... 공원의 상징인 '빈'은 가까이 갈 수 없게 바리케이드를 쳐놨고, 꽃들이 지긴 했지만 루리 가든도 일방통행을 해야 했다. 다른 곳으로 통하는 곳들은 모두 차단이 되어 있었고, 아트 뮤지엄으로 통하는 길도 막아놔서 들어갔던 미시간 애버뉴로 돌아가야만 했다. 강가를 걸으려고 내려가는 길목에도 곳곳의 많은 가게들이 언제 어디서 다시 나타날지 모르는 폭도들을 대비해 가게의 창문을 나무판으로 막아놨다. 슬픈 현실이 눈앞에... 거리의 사람들도 서로를 경계하듯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유명하다는 '버킹햄 분수'를 찾아 갔더니 물은 없고 차가운 조각물만 남아있다. 분수대의 화려함을 다시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며...
분수대를 지나 미시간 호숫가를 거닐며 어제 밤 다운타운을 건너 봤던 에들러 천문대를 건너다보았다. 밝은 날에 밤이 품고 있었던 어두움들을 밝히 보여준다. 자연도 사람도 짐승도...
어차피 걸으려고 간 길이기에 뉴욕 다음으로 비싼 파킹 요금을 절약하려고 다운타운과 좀 떨어진 스트릿 파킹 자리를 찾아서 세웠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 세운 곳에 있던 다람쥐와 까마귀들이 자기들이 주인인양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팬데믹이 점점 세상을 이상하게 만든다.
어쩌다 이틀 연속 시카고 다운타운을 방문했다. 멋진 곳인데...자주 가고 싶은 곳인데...더 이상 망가지지 않았으면...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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