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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디언 썸머(Indian Summer)
    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1. 5. 23:39

    지난 주일엔 살짝 눈까지 흩날리며 추웠는데 월요일부터는 이웃집 담너머 나목이 보이는 창문을 활짝 열어 놓아도 춥지 않은 '인디언 썸머'가 왔다.

    미국 중남부에 10월 말-11월 중순중에 나타나는 고온 현상인데 정설인지는 모르겠으나 미국 원주민들인 인디언들이 겨울이 시작되기전 신이 내려주는 축복으로 여겼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유럽에선 이와 비슷한 날을 '성 마틴의 여름'이라고도 하고 슬라브권에서는 '늙은 여인네들의 여름'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나무 위키'에서 알려준다.

    유래야 어째든 된서리와 첫눈이 내려 이미 겨울이 왔다고 움츠러드는 이때에 모두들 다시 여름처럼 찾아온 축복의 날들을 즐기고 있다. 어제 잠깐 나선 산책길에 젊은 이들은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걷는 모습도 보였다. 

    최근에 아주 심하게 마음 상한 일이 생겨 이같은 축복의 날을 즐기지 못하고 다이닝룸 작업대에서 창밖을 내다보는데 우리 집과 이웃한 타운 홈의 노부부가 집 안팎의 유리창을 닦는다. 위아래층을 오가며 아주 오랫동안 열심히~(우리는 3층이고 저 집은 2층이어서 창문을 열면 우리 집에서 그분들의 집이 너무도 잘 보여 때론 미안하다. 그래서 처음 이사 와서 그분들께 사과 한 바구니와 카드를 드리며 어쩔 수 없이 내려다봐서 죄송하다고 인사까지 드렸었다. 그 이후 우리는 서로 마주치면 손까지 흔들며 인사를 한다) 

    잠시 '나도 할까?' 하다가 창문이 너무 깨끗하면 내 아픈 마음이 들킬까봐 하지 않았다. 대신 아프고 상한 마음을 청소하듯 관계를 정리했다. 최근 그 일로 심하게 뒷골이 당기고 의도하지 않아도 자꾸 그 일이 내 마음의 묵상이 되어 허비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기에 과감하게 내 방식으로 정리했다. 남편의 설교중 쓰였던 예화가 생각난다.  '호저'라는 고슴도치가 서로 가까이했다가 서로의 가시에 찔려 다시 멀어졌다가 또 다시 서로 가까이 했다가 찌르고 멀어지고를 반복하는데 사람들의 관계도 그렇게 너무 가까우면 서로 찌르니 서로 찔리고 찌르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라는 것이었다. 

    담아 두려 했던 가시돋친 말들을 정리해서 부분적으로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보내고 당분간 서로 연락을 하지 말자고 했다.

    언젠가 다시 만나 이 일을 언급하며 함께 웃을 수 있을때 까지~

    지금 나의 소원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인연으로 맺어주신 사람들에게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사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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