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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8월 28일 식물의 성격
    세상 (Life)/식물 (Plants) 2020. 8. 30. 06:19

    사람의 성격이 다르듯 식물들도 각각 다른가보다.

    방울토마토와 고추는 특별한 향 때문인지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아루 굴라와 케일은 거의 애벌레와 같이 자라서 때론 밤사이에 줄기만 남고 튼실한 애벌레가 매달려 있곤 해서 아예 뽑아 버렸다. 

    싹이 나서 심어본 고구마 줄기도 진딧물과 같이 자라서 매번 진딧물을 제거해 줘야 한다. 

    얼마 전 키워 먹으려고 물에 담근 숙주에 싹이 났고 십여 개를 흙 화분에 심었더니 잘 자라 준다.

    좀 더 일찍 심었으면 녹두 콩도 기대했을텐데 워낙 늦게 심어서 꽃이나 보여주면 하는 마음이었다. 

    화분에 비해 키가 유난히 큰 고추가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면 자꾸 쓰러져서 그 곁에 숙주 화분 두 개를 기대어 놓았다. 

    고춧잎이 색이 변하기 시작하기에 나물로 먹으려고 다 따고 보니 밑에 숨어있던 숙주 화분이 드러났다. 

    어제는 누군가가 숙주잎에 그림을 잔뜩 그려놓았는데 벌레가 보이지 않아 같이 즐기자고 포기했었다. 

    오늘은 숙주 화분을 살짝 움직였더니 예쁜 하트 모양의 잎이 짠 하고 모습을 드러낸다. 

    고추 화분을 바쳐주기 위해 붙여놨던 숙주화분의 잎이 눌려서 하트 모양으로 자란듯하다.

    저렇게 모양이 만들어 지기까지 시간이 꽤 흘렀을텐데...

    마침 시인 친구와 사진을 나누며 하트 모양을 고마워해야 할지 미안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식물은 자기가 있는 곳이 어떤 곳이든 불평하지 않고 받아들인다고 위로를 해준다.

    사람도 식물도 이렇게 자의든 타의든 적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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