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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1일 맞는 사람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7. 22. 23:44
이제 내일이면 원래 계획했던 뜨락 심방이 끝난다.
상황 때문에 아주 제한적인 만남이었지만 반갑고 귀한 만남들이었다.
오늘도 자녀들을 믿음으로 잘 양육시킨 세 가정을 만났다.
그동안 많은 가정들을 방문했고 수많은 이야기와 기도제목들이 있었지만 사생활이기에 여기에 기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기록을 남기고 싶은 가정이 있다.
내 기준으로 보기에 영성과 인성이 아주 좋으신 부모님의 큰 아들 이야기다.
거의 이민 2세에 가까운 오래 전 이혼을 한 40대 중반의 큰 아들이 당분간 부모님의 사업장에서 일을 돕고 있었다.
보통 2세들은 기성세대와 대화하는 걸 불편해 하는데 한국말이 유창한 그 아들은 함께 예배도 드리고 끝난 후 호변 식당에서 공개도 한다.
역사를 좋아해서 한국의 정세를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 남편과도 말이 통해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
역시 내 기준으로, 그 아들은 부모님을 닮아 성격, 인품, 외모 그리고 직장까지 모든 것이 다 좋은 데... 왜 혼자 살까? 궁금했다.
그 아들은 다시 결혼할 생각이 있으며 "맞는 사람을 만나면 참 좋겠어요"라고 기도제목을 내놓는다.
사람 속이야 알 수 없지만 그 아들 정도면 나는 내가 아끼는 사람을 소개해 줄 의향이 있었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맞는 사람'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그렇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내게 맞지 않으면 독이 되듯이 사람들도 개인적으로는 좋지만 서로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는 거였다.
흔히 어른들은 그런 자녀들의 불만에 "호강에 겨워서..."라고 마무리를 하고, 엄마(아빠) 어렸을 때는..."이 이어진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남편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음을 알고 아무리 미우네 고우네 해도 우린 '천생연분' ㅋㅋㅋ
우리는 과연 서로에게 '맞는 사람' 인가?
처음엔 맞는다고 생각했겠지만 살면서 우린 서로 너무도 맞지 않다는 걸 알게 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충우돌 하면서 조금씩 맞춰가며 지금 까지 살아왔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글을 재미 삼아 끄집어낸다.
"순발력이 부족해서 미혼, 판단력이 부족해서 결혼, 인내력이 부족해서 이혼, 기억력이 부족해서 재혼"
요즘엔 '이혼' 대신 '졸혼'이라는 말이 생겼던데 오늘도 우리는 서로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 중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과연 내가 그 큰 아들의 '맞는 사람'을 소개해 줄 수 있을 지 다시 생각하니 내 마음이 소극모드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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