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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지사지
    세상 (Life)/식물 (Plants) 2020. 7. 14. 13:03

    며칠 전부터 우리 집 베란다 텃밭에 있는 허브 화분에 침략자가 생겼다. 

    지난 며칠은 아루굴라를 싹 먹어치우더니 어제오늘은 케일을 싹 먹어치웠다. 아침마다 물을 주면서 누가 먹는 건지 궁금해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저녁에 계란 껍데기를 화분에 올려놓으려고 나갔다가 아직 살아있는 케일 잎에 아주 통통한 애벌레가 앉아있는 걸 발견했다. 징그러울 정도로 통통했다. 제가 아루 굴라와 케일을 먹고 저렇게 통통하게 살이 쪘구나... 싶어 징그럽긴 했지만 아주 미워서 떼어내어 재활용 빈 물병에 넣었다. 죽이긴 징그러워 떼어 버리면 다시 다른 곳에 붙어서 우리 농작물(?)을 상하게 할 것 같아서다. 

    며칠전에 사진 찍을땐 미처 못봤는데 올리고 나서 보니 이미 줄기에 붙어 있었다. 색이 너무 같아서이기도 하지만 내가 노안이 심한 가보다 ㅜㅜ
    헐~벌래 똥이 저렇게 많았는 데도 모르고 있었다니...
    이제라도 발견했으니 다행이다. 너에게 1/3을 양보하기엔 우리 텃밭이 너무 작다. 

    이래서 농부들이 살충제를 쓰는구나 싶었고 그들이 이해가 갔다. 혼자 먹는거면 벌래 1/3, 동물 1/3 그리고 나 1/3 이렇게 먹어도 되겠지만 그게 생업이 되면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개닉이 넘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이런걸 생각하면 비싸도 감사해야 하겠다.   역지사지! Put yourself in someone else's shoes!  애벌레 한 마리가 이렇게 많은 교훈을 주다니 그럼 너도 코로나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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