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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화 따라 걷는 숲길(Ryerson Woods Conservation)
    세상 (Life)/길 (Trail) 2020. 7. 7. 01:35

    라이어슨 숲(Ryerson Woods Conservation) 엔 자주 가도 늘 새롭다.

    여러 번 바깥 쪽으로 걷다가 오늘은 안쪽 길을 발길 닫는 대로 걷기로 했다.

    이곳엔 산마늘과 산딸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오늘은 동화가 우리를 안내한다.

    '겨울이 다가온다' 이야기 길 시작을 알려주는 입구 
    9월의 어느 추운 날이다. 아직 가을인데 이곳의 공기는 무척이나 차갑다. '겨울이 다가온다' 바라보던 숲길에 빨간여우가 미끄러지듯 지나간다. 햇빛이 빨간여우의 등을 비추자 빨간불꽃이 된다. 나와 여우는 함께 아주 조용히 숲을 공유한다. 빨간 여우가 나무에 매달린 마지막 사과 냄새를 맡는다. 우리 할머니 얼굴처럼 쭈굴쭈굴한 사과지만 주름이 만든 적든 여우에겐 귀한 식량이다. '겨울이 다가온다'
    이제 10월이다. 스컹크가족이 숲속 주변를 살핀다. 스컹크는 주로 저녁에 활동하지만 가끔은 낮에도 이렇게 돌아다닌다. 스컹크는를 보기도 전에 냄새가 난다. 나쁜 냄새라기 보다는 솔찍한 냄새다. 아빠가 동물들은 자신에게 솔찍하다고 하셨다. 스컹크는 스컹크다. 빨간 여우가 따 먹어 버린 사과나무 주변에서 냄새를 맡으며 먹거리를 찾는다. 스컹크는 더 열심히 식량을 찾아야만 할터이다. '겨울이 다가온다'    
    오늘은 토끼가 조용히 다가온다. 위험은 어디든지 있기에 코를 씰룩대며 위험을 무릅쓰고 먹을 것을  찾는다. 내가 알기로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과 일부러 싸우지 않는다고 한다. . 양식을 위해서 혹은 자신의 안전이나 새끼를 위험에서 지키기 위해서 싸운다. 토끼들이 가느다란 풀을 발견하고는 먹기 시작한다. 운이 좋았지만 '겨울이 다가온다.'    
    11월의 어느 오후 줄무늬 칩멍크(꼬맹이 다람쥐)두마리가 서로 바라보다 떠들고 떠들다가 바라보면서 소나무 가지 사이를 넘 나든다. 솔방울을 찾아 작은 손으로 보듬어 안고 게걸스럽게 씹어 잣은 볼에 쑤셔 넣고 껍질은 뱃어냈다. 바쁘게 움직이는 칩멍크들이 아름답다. 할 수있는대로 빨리 먹이를 저장해야 한다. '겨울이 다가온다"
    또 하루다. 우와! 높이 머리 위에서 캐나다 거위가 울면서 지나간다. 따뜻한 곳을 찾아서 커다란 잿빛 브이자를 그리며 날아간다. 해마다 그랬듯이 무언가 거위의 떠날 때를 알려준다.  그게 무엇인지는 모른다. 잿빛의 슬프고 오래된 거위 울음소리가 좋다. 그래서 오랫동안 바라봤다.  '겨울이 다가온다' 거위들은 알고 있는 듯 떠난다.
    오늘은 기다리는 동물이 한마리도 오지 않는다. 숲길과 나무들 모두 적막하고 춥다. 모두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겨울이 다가온다' 
    이제 늦은 11월이다. 거위떼 같은 잿빛구름이 낮게 떠있다. 빨간 여우가 다시 와서 돌아다니며 들여다보기도하고 찔러도 보지만 이제 사과는 없다. 시간이 여전히 지나간다. 빨간 여우와 내가 조용히 조용히 있을 바로 그때 구름사이로 눈이 내린다. 이제 곧 눈이 쌓인다. '겨울이 다가온다' 
    내가 사는 이곳은 여름이지만 지구 건너편 호주에 사는 친구에게는 '겨울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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