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꽃밭

 

 

 

 

 

우리집은 건물 크기에 비해 땅이 넓다

남들은 텃밭이나 꽃밭을 가꾸기도 하지만 울 동네는 주택가 임에도 불구하고 사슴, 토끼, 두더지, 오소리등등 야생동물이 많다

처음 이사와서 그해 가을 이미 있는 꽃밭에 튤립, 나리같은 종류의 구근을 심었다

그리고 다음 해에 나는 짐승들과 전쟁을 해야했다

첫해는 막 피기 시작한 튤립 꽃 봉오리를 모두 따 먹어서 약이 올랐다

그 다음 해엔 올라오는 싹을 미리 잘라 먹어버리기에 나는 아예 튤립 구근을 뽑아버리고 동물들이 싫어하는 꽃들을 주로 심었다

동물도 양심이 있는지 앞과 옆뜰에 있는 꽃들은 남겨놓았다

가끔 새벽기도 마치고 집으로 들어설때 주변에 토끼들이 껑충거리고 뛰어 다니기도 한다

동물애호가는 아니어도 개인적으로는 동물들을 예뻐라...하는 편이다

한번운 사슴이 창가에 와서 눈을 마주치며 나리 꽃을 따먹는 일도 있었다

오늘은 창문을 열어놓고 청소를 마치고 다시 닫는데 그 소리에 꽃밭에서 뭔가를 훔쳐먹던 토끼가 줄행랑을 친다

망가지는 꽃보다 토끼의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오늘도 웃으며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