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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Pachinko)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8. 9. 07:34
일주일 동안 시간이 나는 대로 잠을 줄여가며 고시 공부하듯 읽다 보니 두 권의 400페이지 소설을 단숨에 읽었다.
제목 '파친코'는 운명을 예측할 수 없는 도박같은 재일교포의 삶의 은유적인 표현이란다.
일제 강점기에 부산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4대를 살아온 한 여인의 가족사가 이렇게도 파란만장하고 기구할 수 있는지 소설이기 이전에 일본에서 소수민족으로, 아니 억압받는 민족으로 살아가는 것이 이렇게도 힘든 것인지를 책을 읽는 중에 몇 번을 울컥했다.
3,4대를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조선인이라는 굴레로 삶 자체를 제한받는 그들을 우리는 우리 민족이 아닌 듯 여기며 살았던 것에 대한 미안함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1.5세 재미교포 작가가 재일교포의 삶을 쓰기위해 30여 년을 준비했다니 언론사 여기저기서 좋은 평을 하는 건 이상하지 않다.
여성이기에 느낄 수있는 섬세함과 이민자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을 특이한 작가의 배경을 100% 활용해서 쓴 좋은 작품이지만 이것이 현실이라면 너무도 슬프다.
내가 지난 30여년을 미국에서 인종차별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던 경험들은 소설 속의 인물들이 겪어야 하는 차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만큼 잘 쓰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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