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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일 케이크
    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12. 19. 12:13

    며칠 전 내 생일날부터 케이크와의 해프닝이 시작됐다.  

    이사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팬데믹이 터졌고 아는 사람도 없으니 우리 둘이 지내자고 홀푸드에서 작고 예쁜 컵케이크를 샀다. 

    그러나 어떤 통로로 알게 되었는지 두 분의 지인께서 케이크를 사다 주셨다. 

    우리가 산 작은 케익 두 개는 생그림이 아니어서 바로 냉동실로 들어갔다. 

    생그림 케이크는 먹는 데 한계가 있어 옆집 아주머니께 양해를 구해 나눠 드렸다. 

    그 이후 우린 생일 점심때부터 시작해 매 끼니마다 디저트로 케이크를 먹었다. 

    드디어 오늘 저녁 식사 후 기쁘고 후련하게 마지막 조각을 먹었다. 

    그런데 그 케익이 소화가 되기도 전에 이웃집 젊은 부부가 팻북에서 듣고 늦은 생일을 축하한다며 케이크를 들고 왔다.

    디트로이트부터 이곳까지 지난 10여 년을 알고 지냈지만 선물은 처음 한다며 겸연쩍어하면서...

    앞으로 며칠 동안 우린 뚜레쥬르 생크림 케이크를 디저트로 먹어야 하는 부담을 갖다가,

    문득 그 케이크의 반을 잘라서 그 부부와 나눠먹어야겠다는 지혜가 생겨서 집에 있던 배 3개를 함께 담아 전달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케이크를 샀을테니 싫어하진 않았을터이다. 

    제대로 일을 처리한 것 같아 어깨도 으쓱했고 돌아오는 발걸음도 가벼웠다.

    당뇨 전단계 환자인 남편 곁에 가까이 두어선 안되는 케이크와의 해프닝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내 생일? 
    예수님 생일?
    냉동실로 직행한 우리가 산 컵케익들
    그린을 좋아하는 걸 아는 지인이 주신 안밖이 모두 그린인 케이크,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나눠 먹으라고 주신 두 조각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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