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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일 코로나 바이러스 81-피난처 (스타브드 락 주립공원)세상 (Life)/길 (Trail) 2020. 6. 3. 07:00
아침 일찍부터 공사 차량이 시끄럽게 오간다. 우리 집 바로 옆에 터만 잡았던 자리에 건물이 올라간다. 창문을 닫아도 시끄럽고 먼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편의 쉬는 날이기에 그의 쉼을 위해 멀리 도망을 가기로 했다.
일리노이주에 가볼만한 공원중 하나인 'Starved Rock State Park'으로 두 시간을 운전해 도착했다. 사람들이 없을 것을 기대했는데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많았다. 개를 동행한 가족단위와 학생들이 무더기로 몰려들었다. 마스크는 보기 드물게 쓰긴 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곁으로 지나갈 때는 조심을 하는 모습이다. 내 몸은 내가 지키기 위해 나는 가능하면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인디언들이 영국군을 피해 그곳에 숨어 지내다 모두 굶어 죽었다는 전설로 인해 공원 이름이 '굶주린 돌산'이고 곳곳에 있는 협곡들이 각자의 특성대로 멋진 자연의 모습을 연출한다. 심하게 푸르는 자연은 우리에게 좋은 피난처였지만 트레일이 워낙 넓어서 하루에 다니기엔 힘에 부친다. 게다가 간식으로 싸가지고 갔던 사과 한개와 먹다남은 맛탕이 우리 둘의 점심이어서 만보를 넘게 걸으면서 배를 채우기엔 인디언처럼 굶어 죽을 지경은 아니어도 배가 많이 고팠다. 공원안의 식당은 사람들이 붐벼서 오는 길에 먹으려다 집까지 오게되서 본의 아니게 인디언들의 어려움을 함께 느껴봤다. 케빈과 숙소가 많이 있고 여름철엔 시원한 숲과 호숫가가 있어서 휴가를 가기에 좋은 조건들을 갖추고 있어서 추천할 만하다. 2시간을 넘게 걷다 보니 아무리 좋은 경치도 우리의 피곤함을 이길 수 없었다. 여기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기회에 휴가로 와서 케빈에 머물면서 못 가본 협곡들을 가보자고 약속을 하며 돌아왔다. 오는 길에 aurora라는 도시의 출구를 경찰들이 막고 있는 것을 보며 걱정을 하며 집에 오니 폭도들이 그 도시에서 노략질을 했다고 한다. 흑인들 불쌍한 거야 우리도 마이너리티이기에 이해는 하지만 이건 아니다. 다른 사람도 자신과 같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모두 제발 이성적인 사람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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