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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한국방문 01-친정엄마같은 울 시 엄니~여행 (Travel)/한국 (South Korea) 2014. 2. 9. 20:37
시어머니께서 작년 가을 혈액암(케슬만병) 진단을 받으셨다. 연로하시기도 하지만 워낙 밝으신 분이라 사시는 날 동안이라도 편안하게 지내는 것으로 세 아들이 마음을 모았다. 그런데 년말에 갑자기 눈이 어두워 지셔서 곧 바로 병원에서 시신경 치료를 한달이 넘게 했고 차도가 있으셔서 아마 지속적인 치료를 할 계획인 듯 하다. 두 주정도 집에서 요양하시다가 다시 병원에 입원을 하라 한다. 큰 아들은 미국에, 둘째는 평택과 일산에, 세째는 대전에서 삶의 터전을 잡고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독립심이 강하신 어머니는 서울에서 혼자 사신다. 시력이 많이 어두워지셔서 외부출입이 불가능해 지셨다. 멀리 사는 장남인 남편의 마음이 불편하다. 그리곤 내게 어머님을 방문하고 상황을 좀 보고 결정을 내려야 할일이 있으면 하고 오라는 미션을 주었다. 급하게 모든 것을 뒤로하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으로 가는 동안 처음 어머님을 만났을 때의 추억을 떠올렸다. 아들들 교육을 위해 서울에 사시는 당신의 친정부모님께 세 아들을 맡기고 철원에서 고철을 취급하는 고물상을 운영하면서 아들들의 학비와 생활비를 보내셨다. 그렇게 나의 남편인 큰아들이 17살이 될때까지 생활하셨다. 그 이후 서울로 올라 오셨고 지금의 소재지인 답십리 근교로 삶의 터전을 잡으셨다. 시어머니는 무능하기 까지 한 시아버지 곁에서 생활을 책임지셨는데 자식들이 모두 자신의 자리를 잡을만 할때 아버님이 당뇨병에 걸리셨다. 10여년을 남편을 식이요법으로 정성스럽게 돌 보셨는데 돌아가시기 전 3년 동안은 병원에서 일주일에 세번 혈액 투석까지 하시면서 힘들게 투병을 하셨다. 그런 시아버지를 시어머니는 정말 어린아이를 돌보듯이 자신의 삶을 모두 희생하면서 간호하셨다. 그런 어머님의 헌신을 뒤로하고 아버님은 6년전 성탄절 다음날에 소천하셨다. 이후 시어머니는 명예권사직분을 받은, 우리의 모 교회이기도 한 나사렛 교회에서 어르신들로 구성된 할렐루야 성가대에서 열심히 찬양을 하면서 예수님을 사랑하셨다. 찬양이 너무 좋아서 당신이 젊었을때 교회에 다니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이제는 자식들의 효도를 받으면서 가지셔야 할 노후의 삶을 병으로 인해 불편하고 힘들게 치료를 받으면서 지내셔야하니 마음이 아프다. 작년에 한국에 방문한 손자인 아들에게 어머님는 용돈을 받으시고는 기분이 좋으셔서 오래 살다보니 손자에게 용돈을 받는다며 기쁘게 자랑을 하셨다. 남편이 아직 학생때 결혼을 한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겼고 내가 직장생활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어머니는 아들인 수아를 자신의 분신처럼 돌봐 주셨다. 한달의 산후 휴가후 직장으로 복귀한 나를 위해 손자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밤을 삶아서 그 물을 내려 우유를 타서 먹이기까 했으니... 아들아 너는 할머니께 용돈뿐 아니라 무슨일이든지 다 해 드려야 한다. 어머니는 전화 할때마다 우리들이 다 건강하고 잘 지내서 당신은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으시다고 하신다. 어머니는 우리들의 어머니 시대를 대표하는 훌륭한 분이시다.
작년 조카 결혼식때 잠깐 뵈었을때도 많이 마르셨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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