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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2일 코로나 바이러스 92-부부의 세계(눈이 있어도...)세상 (Life)/일상 (Happiness) 2020. 6. 13. 12:59
배우자를 선택할 때 나와는 다른 점에 매력을 느껴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단다.
결혼 후엔 나와 다른 그것이 맘에 들지 않아 미워하며 갈등을 하고 이혼을 하기도 한단다.
무척이나 잔머리과인 나는 진지한 사람을 선택했다.
살면서 나는 아주 많이 잔머리 쓰는 사람이 그립다.
살면서 아주 많이 나는 예능을 다큐로 받는 남편 때문에 숨이 막힐 때가 많다.
매일 저녁 남편을 위해 야채와 과일을 도시락에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놓으면 새벽에 가지고 나간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과일이든 야채든 꼭 한 개 또는 두 개를 남겨서 가지고 온다.
아버님께서 생전에 식사 때마다 한 숟갈을 꼭 남기셨다.
양반들이 배불러서 더 이상 안 드신다는 표시로 그렇게 했다고 한다.
"아버님 코스프레 하시나? 왜 한 개씩 남겨온대요"
어제 당근 한 조각을 남겨 왔기에 잔소리 깃든 농담을 했다.
"당신이 너무 많이 싸줘서 그래. 왜 그렇게 많이 싸줘!"
짜증 섞인 말투에 기분이 나빴지만 결국 그건 내 잘못이었다.
오늘 아침 소심하게 복수를 했다.
그럼 오늘 아침은 도시락 없이 그냥 이렇게~
그럼 가져가고 싶은 만큼 가져가고 남겨오는 건 남편 몫이니까~
헐... 남편이 아무것도 안 가지고 갔다.
오늘 왜 안가지고 갔냐고 하니 도시락이 안 보여서 그냥 갔단다.
눈높이에 그것도 도시락이 있던 자리에 놓아놨는데...
코스코에 함께 가서 도시락용으로 귀여운 사과와 요쿠르트를 같이 샀는데...
생계란으로 오해 할까봐 써놓기까지 했는데...
'눈이 있어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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