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감사(미소) 2014. 7. 2. 22:09

 

2년 동안 죽은 듯 살았던 바이올렛이 꽃을 피웠다~

반가운 마음에 감히 도정환 시인의 시를 떠올린다.

 

 

<다시 피는 꽃>

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

꽃은 다시 핀다

제 몸 가장 빛나는 꽃을

저를 키워준 들판에 거름으로 돌려 보낼 줄 알아

꽃은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

가장 소중한 걸 미련 없이 버릴 줄 알아

나무는 다시 푸른 잎을 낸다

하늘 아래 가장 자랑스럽던 열매도

저를 있게 한 숲이 원하면 되돌려줄 줄 알아

나무는 봄이면 다시 생명을 얻는다

변치 않고 아름답게 있는 것은 없다

나무도 풀 한 포기도 사람도

영원히 가질 것을 누릴 수는 없다

그걸 바라는 건 욕심이다

바다까지 갔다가 제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와

제 목숨 다 던져 수천의 알을 낳고

조용히 물밑으로 돌아가는 연어를 보라

물고기 한 마리도 영원히 살고자 할 때는

저를 버리고 가는 걸 보라

저를 살게 한 강물의 소리 알아 듣고

물밑 가장 낮은 곳으로 말없이 돌아가는 물고기

제가 뿌리 내렸던 대지의 목소리 귀담아 듣고

아낌없이 가진 것을 내주는 꽃과 나무

깨끗이 버리지 않고는 영원히 살 수 없다는..

 

도정환